▒ 김진환 교수의 척추관절클리닉 ▒

척추뼈는 우리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골격으로서 가히 우리 몸의 기둥이라고 말할 수 있는 신체 조직이다. 이 척추뼈는 33개의 척추마디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하부요추(허리 아래부분)가 가장 큰 부하를 받는 곳이며 척추와 관련된 질환 또한 여기에 집중되어 잘 발생한다.

이러한 척추 뼈와 뼈 사이에서 몸의 중력과 충격을 흡수시켜 주고 완충역할을 담당하는 물렁뼈 같은 것이 바로 추간판, 즉 디스크이다. 추간판은 경추 1, 2번을 제외한 각 척추 뼈 사이에 있는데 팥고물이 든 찹쌀떡처럼 가운데는 약 80% 정도가 물로 된 물렁물렁한 겔 타입의 수핵과 수핵을 감싸서 보호하는 섬유질의 섬유륜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추간판은 스프링처럼 충격을 완화시키고 분산과 흡수를 통해 척추가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디스크는 전후좌우로 튼튼한 인대 조직에 둘러싸여 있어서 좀처럼 밀려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허리가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불안정하게 되면 추간판에 비정상적인 부하가 작용하여 마치 고무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한쪽이 밀려 커지는 것과 같이, 뼈 사이의 디스크가 눌려 찌그러지게 되고 벌어진 쪽으로 밀려나오게 된다. 이렇게 밀려나온 디스크는 주위 신경근을 자극하여 통증을 일으키게 되는데, 이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디스크 질환, '추간판 탈출증'이다.

30~40대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호발하고 대부분의 경우 일정기간의 안정 및 약물치료, 물리치료와 운동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 실패하고 신경마비 증상이나 심해지는 동통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심한 제한이 오는 경우 수술을 시행하는데 이러한 수술치료 대상이 되는 경우는 전체 디스크 환자의 10% 미만이다.

흔히 허리가 아프고 다리의 저림 증상이 있으면 지금 설명한 추간판 탈출증, 즉 디스크로 자가진단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은데, 나이가 들면서 추간판의 퇴행성 변화와 함께 척추의 후방관절, 인대 등이 비후되어 척추신경이 들어있는 처추관이 좁아져 신경이 전체적으로 눌리게 되는 척추관 협착증이 50대 이후에서는 다리저림의 더 흔한 원인이 된다. 지금은 비교적 많이 알려진 질환이지만 옛날에는 허리는 별로 아프지 않고 엉덩이쪽 아래로 통증이 심해 좌골 신경통으로 더 알려져 있는 것이 이 척추관 협착증이다.

이렇게 허리쪽에서 비롯되어 적극적인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크게 두 가지 범주이다.
첫 번째는 병적 요통상태가 유발된 척추 질환으로 대표적인 경우가 허리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이 심해서 보존적인 치료로 증상의 호전이 없는 경우이다. 이 때의 증상은 요통보다는 다리가 저리고 아픈 증상이 주 증상이다. 또한 추간판 내장증 등과 같이 요통의 증상이 주 증상이면서 보존적 치료에 실패한 경우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척추전방 전위증과 같은 불안정한 척추이다. 척추츼 불안정성을 가져오는 경우도 다양한데 이때에도 보전적 치료 실패 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적 방법으로는 최근 다양한 치료법이 시행되고 있는데 크게 허리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에서 신경을 풀어주는 신경 감압술과 불안정한 척추를 안정화 시키는 수술법으로, 대표적인 척추 유합술로 대별된다.
어떤 경우든 수술적 치료의 적응증을 판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기존의 척추 수술의 경우 수술적 치료로 얻는 것이 있는 반면 중요한 척추 구조의 일부를 절개하므로 생기는 잃는 점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다양한 수술적 접근법이 시도되고 있는데 최근 최소 침습 척추수술(Minimally invasive spine surgery)의 개념으로 척추 주위의 근육 인대 등의 손상을 최소화 하면서 척추내 병번에 대한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다. 내시경이나 미세 현미경 등을 이용한 드스크 수술 및 최소 절개를 이용한 척추 유합술이 시행되며 미세기구나 광학렌즈 시스템 등 첨단 의료기기의 도움으로 그 영역 또한 확대되는 추세이다.

이러한 최소 침습수술의 장점은 정상적인 척추 구조물은 보호하며 'Target'화 된 병변 부위만을 제거 · 치료하므로 수술 후의 회복 및 재활이 빠르며 장기 추시시 발생될 수 있는 합병증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심한 척추관 협착증이나 척추 변형에 의한 질환에는 적절한 치료를 위해 광범위한 감압술 등이 필요하므로 최소 침습적 시술이 다 적용되지는 않으므로 수술 또한 한가지 방ㅇ법에 집착하기보다는 환자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척추 유합술을 포함한 수술적 치료의 성공률은 대략 70~80%이상이며, 적절한 대응증에 대해서는 'Gold standard'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가동성인 척추 분절의 운동성을 살리기 위해 최근 척추에도 인공디스크 전치환술(Total disc replacement) 등의 치료가 시행되며 미국에서도 임상시험을 거쳐 FDA 공인을 받고 많은 수술이 행해지고 있다.

"허리는 수술하면 큰일난다?"

수술이 필요한 많은 환자분들이 주위 분들의 이런 걱정을 한 번 정도는 들어보게 되고 외래에서도 자주 받게 되는 질문이다. 그러나 현대의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수술적 적응이 되는 경우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특별한 후유증 없이 잘 회복될 수 있으며, 적응증과 수술방법이 적절히 맞지 않는 경우에 여러 문제점이 발생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판단이 척추 전문의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아닐까 한다.

즉 수술적 치료에서도 기존의 단점을 극복하면서 최선의 치료효과를 거둘 수 있는 새로운 시도가 많으며 이는 '병적 척추 질화'을 가진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허리의 치료는 앞서 밝힌 바와 같이 비수술적 치료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질병 초기에서부터 적절한 치료와 지속적인 운동과 적극적인 관리를 해 나간다면 수술적 치료에 이르지 않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으며, 수술적 치료를 받는 경우라도 이러한 운동과 관리를 꾸준히 해야 좋은 예후를 얻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으므로 이 점을 다시 한 번 강조드린다.

여러분의 허리는 적극적인 치료를 원하고 있다.